APPEARANCE
푸른 빛을 띠는 은백발은 질끈 묶어올렸다. 그렇게 묶었으면서도 나풀거리며 등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칼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짙은 복숭아색을 띈다. 애써 알이 큰 안경으로 가리려고 했지만 가려지지 않는 사납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치켜올라간 눈매, 그리고 아래에는 무언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찬 분홍빛 눈동자가 있다. 눈꼬리만큼 올라간 입꼬리로 늘 톤 높은 목소리를 뱉으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늘 상대를 살피곤 한다.
파란색 뷔스티에, 와이드 숏팬츠에 웨지 힐. 시간관리국의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자유로운 복장에 제 역할에 그나마 어울리는 하얀 가운을 반쯤 벗다시피 걸치고 다닌다. 그 가운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시간관리국 ID 카드만이 에이버리가 시간관리국 소속임을 알려준다. 귀에는 피어싱이 하나, 그리고 목에 초커를 하고 있다. 왼쪽 팔뚝에 주욱, 하고 보기흉한 흉터가 자리잡았는데 그것만으로도 에이버리의 출신구역이 어딘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
제법 관리받은 티를 내는 몸으로 제 수치보다 키가 커보인다. 굽이 높은 웨지힐을 신어서인지, 아니면 에이버리 벨리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행동과 모습이 그렇게 만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PERSONALITY
자신감 있는 / 변덕스러운 / 공감능력 결여 / 박애주의자
보르지나를 정복한 것마냥 높게 세워진 시간관리국에서도 가장 중요하다는 시간 제어실을 가로질러 넓은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에이버리의 모습을 보면 에이버리의 앞길을 막는 것은 무엇 하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정복자마냥 제 영역과 타인의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선을 훌쩍 뛰어넘는 에이버리의 모습을 꺼려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시간관리국의 그 누구도 에이버리의 행동을 제지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타인이 에이버리의 행동을 제지할 수 없는 것이 그저 에이버리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압도된 것뿐만은 아니다. 에이버리를 붙잡기 위해 손이라도 뻗을라치면 어느새 에이버리는 다른 곳에 가버려 바뀌어 있어 에이버리를 놓친다는 편에 가깝다. 마치 체스를 둘 때 빠른 두뇌회전으로 이미 모든 계산을 끝내고선 몇 수 앞을 건너뛰어선 제멋대로 승패를 내놓는 행동이나 마찬가지. 에이버리 본인에게는 자신의 행동이 다 근거가 있는 추론의 결과이지만 타인이 볼 때는 그저 변덕스럽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에이버리 본인은 주변 상황을 전부 계산하고 행동하였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에이버리의 행동을 모두가 납득하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으로는 이해를 하지만 감정적으로 그 모습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논리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사정만을 강요하며 밀어붙이는 그런 모습은 시간관리국 내에서도 반발을 많이 사는 편. 혹자는 에이버리가 타인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자라며 손가락질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버리 벨리타는 이 나라를 사랑한다. 그리고 당신도. 그렇지 않고서야 천 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이 나라를 위해 바쳤을 리가 없으니까.
ETC
시간관리국 소속 / 보르지나력 640년 11월 17일생 / Rh+
아워게임의 개최자, 그리고 시간관리국의 시간 설계자.
1. Architect
에이버리 벨리타는 보르지나의 모든 시간을 관장한다. 그것이 시간 설계자인 에이버리가 시간관리국에서 1000년을 넘게 지속해서 해온 일이다. 에이버리는 시간관리국의 조례에 따라 보르지나 내의 시간 흐름을 제어하고 시간 저항을 배치한다. 2115년 현재 보르지나 내에 있는 모든 타임카운터는 에이버리의 설계 하에 제작되어 보르지나력 700년 이후의 고유식별번호를 가지고 있는 타임카운터는 전부 에이버리의 권한 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간 그 자체에 대해서는 에이버리를 따라올 자가 없어 시간관리국에서의 위상도 높은 편이다
아워 게임을 개최하는 것도 에이버리의 의견. 아니, 의견이라기보다는 애초에 그녀가 처음부터 제안하고 설계한 게임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런 게임에 대체 보르지나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누군가는 그리 말하지만 이런 미친 게임이 실제로 시간관리국에서 통과된 것을 보면 알 수 없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그냥 1000년을 넘게 산 불멸자들의 유흥이던가.
2. MAYFLY
메이플라이 출신의 에이버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가. 그것은 에이버리가 보르지나 내에서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인재라는 의미기도 한다. 천재로 태어난 에이버리는 어렸을부터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특히나 시간공학에 재능이 었었기에 그런 에이버리를 시간관리국이 직접 메이플라이 구역까지 와서 캐스팅해갔다고 전해진다. 사실 그것도 약 1500년 전 내용이라 진위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하지만 메이플라이 출신이라고 에이버리를 험담하고 무시하기엔 에이버리가 그 긴 시간동안 시간관리국 내에서 쌓아온 업적들이 발목을 잡는다. 시간관리국 내의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할 에이버리의 그 긴 시간 앞에서 10피트짜리 타임게이트는 그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가 메이플라이 출신인 걸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3. Family
가족관계라고 말할 상대가 따로 없다. 메이플라이 출신인 에이버리가 벨리오나 섬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지만. 물론 벨리타라는 성을 가지고 있는 인피니티, 혹은 시간관리국에서 근무하는 리버도 없다. 에이버리도 딱히 가족의 이야기는 먼저 꺼내지 않고 자주 얼버무리곤 한다. 그나마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 상대는 에이버리의 비서 역할을 도맡아 하고있는 시간 조율자, 마틴 유클리드. 시간관리국 내의 업무, 그리고 그의 입지는 거의 에이버리가 붙잡고 키우다시피 했다지만 사생활에서는 그 반대. 제 모든 걸 마틴에게 일임하곤 한다.
4. Like / Hate
-좋아하는 것은 흥미를 끄는 것, 새로운 이야기, 변수, 예외, 가능성, 관찰하기. 그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제외하면 에너지 드링크, 포도맛 젤리, 요거트. 머리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
-싫어하는 것은 환각제 류의 마약, 담배, 방해, 귀찮게 구는 것, 그리고 신맛나는 것들, 레모네이드라면 설탕을 듬뿍 넣어서 마신다.
5. Etc
- 더위를 많이 탄다. 한여름에는 (보르지나가 그닥 무더운 날씨가 아님에도) 더워서 헥헥대며 반쯤 걸친 가운을 질질 끌고 시간관리국 시간 설계실을 빙빙 돌기도.
- 잠은 자지 않을 때는 한달을 넘게 깨어있기도 한다. 약 1500년을 살아왔으니 잠은 충분히 잤다는게 에이버리의 지론. 그만큼 일이 쌓여있기도 하고.
- 나비 표본을 만드는 취미가 있다.
- 습관성 건망증. 정확히는 기억을 안한다는 쪽에 가깝다. 잠하고 비슷하게 1500년 전의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 에이버리는 항변하곤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그 에이버리 벨리타가 기억 못할 리가 없으니까. 정확히는 기억 못하는 척.
- 안경은 습관적으로 끼고 다닌다. 메이플라이 시절의 것을 고쳐 쓰고 다니는 건 아니고, 새로 샀다. 이번 안경은 3년째 쓰고 있는 중.
- 가까운 사람들은 에이버리를 이브라 부른다.
- 운동을 정말로 싫어한다. 거의 죽을 기세로 끌려다닌다. 말랐지만 탄탄하게 잘 짜여진 몸은 꾸준히 시간을 들여 (정말 말 그대로 시간과 시간을) 만든 것임이 티가 나지만 본인이 원한 건 아닌듯.
-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 태도로 늘 상대를 대한다. 툭툭 내뱉는 말투가 상대방의 신경을 거스를 때도 있지만 자신이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듯이 군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긴 하고. 그렇다고 에이버리가 하는 행동이 옳다는 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