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신을 믿어?
성별
MALE
나이
18세
신장/체중
188cm /
71kg
생일
12월 25일
ORIGINAL
칠흑의 폐허 : 그래비티
Heintje Crawford
헤인체 크로퍼드
캐릭터 전신



APPEARANCE
레몬색이라 부르는 쪽이 어울리지만 본인은 백금발, 아니, 조금 더 과장을 보태어 은백색이라 불리는 것을 좋아하는 머리칼은 언제나 비맞은 강아지마냥 복실복실하다. 날카로운 눈매 아래에는 보랏빛 눈동자가 언제나 이유없이 반짝였다. 이목구비가 전체적으로 날이 서있다는 느낌. 하지만 그런 인상들을 전부 지우는 것은 얼굴 왼쪽 뺨에 보란듯이 박혀있는 바코드. 헤인체 크로퍼드를 보는 그 누구도 헤인체가 그리 공들여 만지는 이목구비나 머리색 따위를 먼저 신경쓸 수 있을 리가 없다. 안녕. 내 이름은 헤인체 크로퍼드고, 나는 뮤턴트다.


말랐다는 말이면 감지덕지. 약 6.2피트(188cm)에 달하는 키가 무색하게 툭 치면 부러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긱이 들 정도다. 뼈마디가 다 드러나보일 정도의 손과 긴 팔다리는 몸을 지탱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영 살집이 붙질 않는다. 식사를 복스럽게 먹지 못하고 억지로 위장에 밀어넣는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어쨌든 다른 이보다 많은 양의 식사를 먹어치우는데도 그 양이 무색할 정도로.


격리구역의 다른 이들은 대부분 제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얻은 훈장들을 몸에 두르고 있다고 하던가. 군데군데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피부 곳곳이 새파랗게 핏줄이 선 것을 제외하면 헤인체의 피부는 흉터 하나 없다. 손끝에 굳은살 정도는 박힐 법 한데도 불구하고. 다만 그의 오른쪽 다리는 칼로 난도질을 당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허벅지부근부터 발끝까지 피부는 다 찢어졌다 아물기를 반복해서 검붉은 빛을 띄고, 원체 마른 몸인데도 유독 그쪽 다리만 비쩍 말라 당황스러울 정도로. 실제로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는 데 조금 문제가 있어 평소에는 검은색 무광 엘보 클러치를 사용한다. 절뚝이며 걷지만 의외로 걷는 속도는 다른 이들과 비슷한 듯.


평소에도 이런 옷을 입던가. 그의 패션 취향은 알 수 없지만 (아니, 애초에 이 곳에서 패션 센스라는 말이 사용이 가능하던가? 제가 원하는 옷을 골라 입는 게 가능하다고?) 지금 그가 입고 있는 스트라이프 더블수트가 리그에 참여하는 자가 입을만한 의상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몸을 움직이기 편하게, 아니면 은폐에 도움이 된다던가, 여러 기능을 갖고 있는 옷을 차려입는 쪽이 '생존확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텐데 헤인체는 굳이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옷을 고집했다. 뭐, 어디 면접이라도 나가냐? ...어쩌면 그런 비슷한 개념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지금 헤인체가 입고 있는 옷이 제가 갖고 있는 옷 중 가장 값비싼 옷이라는 건 확실했다. 화려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과한 옷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어찌되었든 헤인체 크로퍼드는 진지했다.
PERSONALITY
"그렇다면 나는 믿어?"

무신경한/가늠하기 어려운/대범한
격리구역의 이방인.

이능력으로 제 몸까지 잡아먹는 머저리. 헤인체 크로퍼드는 그런 말을 들어도 부정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넘기곤 했다. 딱, 딱, 딱. 뒷골목을 전전하는 헤인체 크로퍼드가 내는 소리였다. 왼발을 내민 후에, 무게중심을 옮겨줄 엘보 클러치와 오른쪽 발을 이어가며 내미는 것을 반복하며 규칙적인 움직임으로 골목을 걷는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어둠에 숨어있는 다른 이들은 그 소리를 들으면 작게 수근대곤 했다. 병신 새끼 온다. 그리 모멸적인 말을 하면서도 다른 이들은 함부로 헤인체를 건들지 못했다. 헤인체가 뒷골목에 어울리는 짐승이라도 되나? 또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누군가 뒤에서 덮치기라도 하면 그대로 등에서 뱃가죽까지 날붙이에 뚫려 그자리에서 쓰러질 인간. 그렇게 쓰러졌으면서도 다리가 또 이모양이라 제 주머니를 털고 뛰쳐나가는 그 새끼를 뒤쫓지도 못하고 그대로 피를 전부 쏟아 차게 식어버릴 불쌍한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인체가 부모도 없이 홀로 격리구역에서 18살까지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단 하나, 헤인체가 인식하기도 전에 제멋대로 날뛰는 제어가 되지 않는 이능력이었다.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지 않고 멋대로 날뛰는 헤인체의 이능력은 제 몸을 꾸준히 갉아먹는 것으로 주변인들에게 제 역량을 과시했고, 제가 직접 당하지 않고서 믿지 않는 격리구역의 인간들은 충분히 사고로 보일만한 사건을 몇 번이나 겪고 나서야 헤인체에 손을 대는 것을 그만뒀다. 너희가 그런 짓을 나한테 한 적이 있다고. 난 몰랐는데.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면 헤인체가 하는 말은 늘 저랬지만.


열 살 때였던 것 같다. '불의의 사고'로 헤인체가 홀로 남겨지게 된 것이. 원체 툭 치면 무너질 것 같은 낡아빠진 집이었다. 쥐들이 대들보를 다 갉아먹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해도 이상치 않았다. 그렇기에 무너진 집 아래에서 헤인체가 제 오른쪽 다리가 잔해에 깔린 채 열흘밤낮을 버티다 겨우 구조된 것도 있을법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렇게 겨우겨우 살아남은 열살짜리 꼬맹이의 상태가 어디 맛이 가는 것쯤은, 그것도 충분히 격리구역에서는 일어날 법한 이야기. 신념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빛나는 눈동자와 다르게 하는 짓은 꼭 동태눈깔들이나 할 법한 짓들을 태연스럽게 해댔다.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이 없으면 쓰레기통을 뒤져서 음식을 입에 처넣었다. 길을 가다 피곤해지면 길거리든, 어디든 그 자리에 앉아서 제 엘보 클러치를 껴안곤(그나마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챙기는 거였다. 아니, 소중한 게 아니라 사실은 꼭 필요한 거라서 그런 거겠지만.) 잠들었다. 그 와중에 위에서 말했던 일이 왕왕 일어났지만, 헤인체가 의식을 얻고 깨어나기도 전에 제멋대로 날뛰던 이능력에 의해 격리구역의 사람들은 저 '머저리'를 아예 없는 취급 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헤인체에겐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끼쳐대는 이능력과 8년간 살아와서 그런지, 묘하게 사용하는 단위가 대범하다. 아니, 차라리 손에 쥔 것을 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자기애가 없고, 아끼는 것이 없고, 타인과의 관계를 쉽게 놓아버리며, 목숨마저도 쉬이 버려버릴. ...온갖 나쁜 말이 떠오르지만 겨우 그것 중에 좋은 의미의 단어를 고른 것이다. 정말로 언젠가는 목숨까지 대범하게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아니, 리그에 참가한 시점부터 이미 던져버린 걸지도 모르겠지만.



EGOGRAM: '인생은 난해해' 타입
이런 타입도 '고독한 인간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타입중 하나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모두 남녀의 애욕에, 부모 자식 간의 애정에, 물욕에 얽혀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타입은 그런 번뇌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이런 고민으로부터 해방되어 있다는 것은 품과 시간이 들지 않고 매우 편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쉽게 풀려 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타입의 경우 모든 욕구의 번뇌로부터 구제 받은 대신에 인간에게 있어 중요한 삶의 기쁨과 의욕이란 것이 매우 적습니다. 때문에 인생에서 약간의 좌절을 맛보면 너무나 쉽게 '이제 어떻게 되어도 좋아'라든가 '차라리 생각대로 죽어주마'라는 식의 극단적인 생각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자기애도 너무 희박하여 그런 생각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매사를 너무 지나치게 골똘히 생각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ETC
-생일이라는 것이 이곳에서 그리 큰 의미가 있나? 그렇기에 헤인체 크로퍼드는 제 생일을 12월 25일로 정했다. 삼위일체,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현현한 신이 태어난 날. 그런 걸 제 생일로 삼지 못할 건 또 무어람.


-아비는 뮤턴트이긴 했던가, 그리고 어미는 버퍼라고 했던가. 어쨌든 크로퍼드는 제 아비의 성이라고 어미는 말했다. 아마 그가 누군지는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성 따위를 여전히 달고 있는 꼴을 보아하니 어디서 대단한 사람인 척 행세라도 한 모양이지. 그렇게 헤인체는 말하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성을 버리지는 않았지만. 10년동안 달고 있던 것을 기어코 떼어낼 정도로 헤인체에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니.


-죽어버린 헤인체의 어미는 틈만 나면 더러운 뮤턴트 놈들이라며 어린 헤인체를 붙잡고 울부짖곤 했다. 만약 혈액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지 않았다면 그저 조용히 비-뮤턴트 사이에서 살아갈 수 있었을 버퍼라는 이능력, 그러면서도 홀로 격리구역에서 살기에는 부족한 자질(정말로 미미한 능력이었다. 어쩌면 정말로 자신이 뮤턴트라는 이유로 끌려왔다는 것이 억울할 정도로. 그리고 그녀는 충분히 억울해했지만.)을 가진 어미는 정말로 힘겹게 겨우 그 목숨을 유지했고, 그런 와중에 헤인체를 낳았다. 헤인체는 뮤턴트가 아니었고, 어미는 그런 헤인체를 치마폭에 안고 살았다. 내 아들이 더러운 결함품이 아니라니!


-그 격리구역에서 어미는 헤인체를 왕자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바리바리 싸들고 지냈다. 거의 광기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헤인체는 여섯 살이 되자마자 학교로 갔고, 옷은 늘 깨끗했으며 (늘 돌아오면 더러워졌지만 어미는 하루가 멀다하고 그 옷을 빨아 다시금 입혔다.) 그 나잇대가 할 법한 잡일들을 시키지 않았다. 아니, 사실 어미의 광기는 헤인체를 향하지만은 않았다. 종교, 신. 낡아빠진 집안에는 온갖 조각상으로 가득했고, 늘 헤인체를 붙잡곤 제 나름의 교리를 귀에 처박아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헤인체의 본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서, 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댔다. 제 어미가 집에 모아둔 수많은 신상 중 하나가 바로 헤인체였다.


-그리고 헤인체 크로퍼드, 열 살. 뮤턴트로 각성했다.


-뮤턴트이면서도 뮤턴트를 혐오하던 어미가, 특히나 능력 통제가 어려워 바깥으로 나오지 않아 '구경'하기 어려운 그래비티 능력자를 본 적이 있을리가. 아니, 그런 능력 또한 뮤턴트의 이능력 중 하나가 있을 리가. 헤인체가 뮤턴트로 각성한 순간, 능력 또한 함께 폭주했다. 어미는 집안의 모든 십자가와 조각상이 허공에 떠오르고, 이윽고 부숴지고, 제 몸이 뒤집히고, 천장이 무너져 저를 덮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아, 신이시여. 잘못된 믿음을 가진 저를 벌하러 오셨나이까. 제 어미의 미미한 능력이 지금와서야 폭발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그것이 헤인체의 능력인지 알 수 없다. 어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죽었고, 어찌되었든 그 '불의의 사고'는 헤인체의 탓이다.



-이능력은 그래비티. 그 특성답게 한 번 터져버린 제 이능력을 제어하는 것을 여전히 버거워한다. 그것이 힘들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이미 몸 안은 제어를 잃은 이능력이 멋대로 뒤집어놔서 고르게 온몸에 퍼져야 할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것은 다반사. 걸을 때도 체중이 바뀌어 비틀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열 살 때나 지금이나 그 위력은 여전하다. 꽤나 고통스러울 텐데도 잘 버티는 모양.


-여기다가 해줘. ...요. 바코드를 새기게 될 때 헤인체가 담당 직원에게 요구했던 것이다. 제 얼굴을 가리키면서.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제 몸에 새긴 바코드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어코 제 소원대로 뺨에 박게 된 바코드는 정말로 헤인체의 요구대로 직원이 새겨준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임의로 새긴 것인데 운좋게 헤인체의 요구와 맞물리게 된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헤인체의 뺨에 있는 바코드는 제가 바라던 것이다.


-격리구역의 뮤턴트치고는 제법 제 몸을 관리하는 편이다. 관리라고 해봤자 깨끗하게 씻고, 어설프게나마 가위로 제 머리길이를 다듬는 것 뿐이지만. 다른 이들에 비해 제 외모를 신경쓰는 건 확실했다. 아니, 뺨에 커다랗게 뮤턴트입니다. 하고 바코드를 박은 새끼치고는 하는 짓이 안 맞지 않아?


-헤인체 크로퍼드는 본명. 얼굴과 이름을 들고 다니는 낯짝이 꽤나 뻔뻔하다.


-거의 제 몸처럼 끼고 다니는 엘보 클러치. 소중하게 다루는지 흠집하나 없다. 이번 리그에서도 움직일 때 엘보 클러치를 사용한다. 걱정마. 이게 부러지면 나도 걷지 못하니까 이걸로 공격은 안 할 거야.


-음식은 가리지 않고 먹는다. 음식물 쓰레기도 먹으라고 하면 입에 처넣고, 잠자리도 가리지 않는다. 6살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학교를 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뒤로는 제대로 된 일자리는 잡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 어떻게든 버티며 살아왔다. 일용직이나 뭐, 그런 잡일들.


-리그에 나오게 된 이유는 살기 위해서. 그게 다이다. 다른 이들도 같은 이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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